경고: 감금, 결박, 존재와 자유를 비롯한 모든 가치를 걸고 하는 계약. 시즌 12 스포일러. 손가락이 연신 목표물을 놓쳤다. 레지나는 곱은 손가락에 연신 입김을 불어 가며 움직였다. 밧줄은 굵었고 손은 작았기 때문에 움직이다가도 자주 멈춰야 했다. 거친 밧줄에 긁힌 손가락이 부서질 듯 아파왔다. 천장에 고드름이 매달릴 정도로 추운 감방이었다. 방 안에는 ...
* 피, 상처, 상처를 봉합하는 과정 포함. "세상에." 레너드 맥코이가 황급히 캐서린의 왼손을 감싸듯 받쳐들었다. 손가락이 유리조각에 다쳐 피를 흘리는 중이었는데, 상처가 깊은지 손바닥이 온통 붉었다. 실험대 위도 다르지는 않았다. 캐서린은 손을 맥코이에게 맡기며, 거즈로 출혈을 막으려 하던 오른손을 빼어 물을 받아둔 세면대 안으로 담가버렸다. 거즈가 붉...
트리거워닝: 범죄(살해), 시신 훼손에 대한 언급, 유혈, 살해 과정에 대한 서술 펜타클 여왕(Queen of Pentacles) : 이 여왕은 매우 철저하고, 또한 친절합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나요? 여왕은 그런 당신에게 갓 구운 쿠키나 따뜻한 수프를 대접할 것입니다. 여왕은 정원일이나 요리, 제빵, 바느질, 소품 만들기를 비롯해 여왕이 지내는...
에스더는 구식 수화기를 어깨와 볼 사이에 끼웠다. 왼쪽 팔꿈치를 벽에서 튀어나온 부분으로 받치고, 어깨를 왼쪽으로만 한껏 올려 수화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에스더는 콘크리트 벽에 최대한 가까이 의자를 두고 앉아 있었다. 몸이 벽에 밀착될 수 있도록, 의자를 당기고 다리는 오른쪽으로 빼어 왼다리가 위로 오도록 꼬았다. 상체가 반대쪽으로 길게 빠졌으나 다행...
"휴가라는 게 애초에 너한테 존재하기는 했어?" "왜 이래. 내가 그동안 반납해왔을 뿐이라고." 침대보를 개면서, 에스더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둘의 집은 군대에서 지내던 버릇 탓에 항상 각 잡힌 깔끔함을 자랑하곤 했다. 파란색과 남색, 먼지 하나 없는 창문과 맛없는 에스더의 음식. 콜린스는 절대로 에스더가 요리를 하게 두는 법이 없었다. "드디어 쉬기로 한...
차가운 돌의 촉감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교장실 창 밑으로 보이는 땅의 아찔함도 한 치 줄어든 바가 없었다. 셰리 홈즈는 돌로 만든 난간을 잡고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을 지켜보았다. 하늘의 뒤편부터 보라색, 파란색, 하얀색, 붉은색, 주홍색, 흐린 남색, 그리고 다시 보라색. 하늘이 완전히 물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셰리 뒤로 묵직한 발...
좁고 긴 선반 위에 나란히 물건들이 일렬로 줄지어 놓여 있었다. 숙련된 어린이의 병정놀이나 누군가가 완벽히 정렬해놓은 도구들을 보는 것 같았다. 왼쪽부터 진통제 알약, 투명한 컵 바깥으로 하얗게 이슬이 맻힐 정도로 차가운 물 한 잔, 그리고 선반 끄트머리에 손잡이만 겨우 걸치고 있는 회색 지팡이. 캐서린은 진통제부터 집어들고는 물에 넣어 녹였다. 진통제가 ...
셰리는 그 날이 생각보다 더 우울한 날이 될 것임을 알았다. 비가 오려는지 달무리가 더없이 밝은 상현달 주변으로 은은히 둘려 있었고, 얇은 구름막 뒤로 별빛이 은은히 쏟아졌으며 여름치고는 선선한 밤공기가 스산히 그러나 자비롭게 거리를 휩쓸었지만 그런 것들은 둘째의 일이었다. 사람이 정말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사실 날씨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투라고 할 만...
네모난 명함들은 어린 아쉬타드에게 있어서 어른의 세상과도 같았다. 나도 이제 나이가 두 자릿수예요, 하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멀고, 성숙하고, 위대한 세상. 동그란 원을 타고 돌아가는 네모난 명함 카드들은 아쉬타드에게 미래를 꿈꾸게 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 사람들을 만날 거에요, 하고 외치게 만드는 미래. 투박한 상자에 담긴 레시피집도 비슷한 미래를 상징했...
홈즈 남매가 받은 사건들 중 평범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왓슨의 감상이었다. 비극적인 사건, 우스꽝스러운 사건, 그저 기묘하기만 한 사건. 사건들은 많았지만 개중 하나도 사람이 쉽사리 생각해낼 만한 사건은 없었다. 남매가 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방법에 대한 애정으로 일했기 때문이었다. 별나거나 기이한 사건이 아니라면 남매는, 특히 셜록 홈즈는...
이름 Euna Holmes / 유나 홈즈 출생 / 사망 1866. 10. 20 / 1927. 10. 16 / 향년 61세 젠더 / 정체성 시스젠더 여성 / 무로맨틱 무성애자 외모 인상 검은 머리가 길다. 얇은 머리칼이지만 숱이 많아 관리하지 않으면 다소 부스스해진다. 머리를 손질하여 늘어뜨리거나, 빈틈없이 틀어올려 항상 깔끔한 모습이다. 날카로운 느낌의 푸...
깊은골의 영주 엘론드가 로르웬을 찾아온 것은 가을 하늘이 노을 직전의 지친 빛을 내비치고 있을 때였다. 로르웬은 여유로운 저녁 때면 늘 하듯 손에 쥐는 작은 수틀에 손수건을 끼워 들고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늘이 잘 보이는 공간이라, 넘어갈 듯한 해가 로르웬 등 뒤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엘론드는 조용히 로르웬 뒤로 다가가, 햇빛을 받고 있는 어깨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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